E02 - 23
HALOMINIUM FRIENDS # 23
Updated:
송민정 Song Minjung
Artist
Song Minjung wears
Tricolor tee / red
Buttons wrap skirt / ecru
Artist
Song Minjung wears
Tricolor tee / red
Buttons wrap skirt / ecru








Q1. 할로미늄 쇼룸에서 6월 한달동안 진행하는 'Fedora' 전시에서 선보이는 송민정 작가님의 작품 감상할때 주목하면 좋을 포인트 설명해 주세요.
A1. 저는 공간을 오래 살펴보는 버릇이 있어요. 한 번에 꼼꼼히 읽어내지는 못해서 자주 들락거리며 공간이 자신을 드러내길 기다리는 편이에요. 《터뷸런스》는 할로미늄 쇼룸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다룬 작업은 아니지만, 최종적으로 이 공간에 기대어 있어요. 작업이 놓일 공간을 가까이 알고 싶어서 경복궁 근처에 약속을 만들고 여러 시간에 나눠 틈틈이 다녀갔어요. 쇼룸 전체를 구성하는 색감과 질감, 그 위를 흐르는 플레이리스트가 공간이 입은 옷이라면, 끝자락에 놓인 창문은 이 공간의 마음을 담당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시간과 날씨,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받고 드러내는 그 마음을 전시라는 특수한 시간을 통해 잘 꺼내어 보이고 싶었습니다. 《터뷸런스》는 코끝을 스치는 향신료 냄새, 빛의 움직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창문의 흔적, 읽히기를 기다리는 문장처럼 취약한 물질들이 내뿜는 미세한 진동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선명하지 않지만 분명하게 존재하는 흐름이에요. 이 기류들이 덮고, 관통하고, 벗겨내는 순간들을 겪으며 삶의 진동 속을 함께 지나고 있는 누군가를 떠올려 보면 좋을 것 같아요.
Q2. 작품을 주로 이루는 스토리가 항상 환상적입니다. 작가님 평소에 만들어 내는 이야기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규칙이나 요소가 있을까요? 있다면 짧게 소개해 주세요.
A2. 제 작업은 대개 느낌이나 기류를 통과하는 아주 작은 감각에서 시작돼요. 《터뷸런스》가 특정한 냄새나 빛의 움직임,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진동을 드러내려 한 것처럼요. 저는 생생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을 반복해서 떠올리고 그 감각이 이동하는 방향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만들어요. 예전에는 강한 것, 완성된 것, 잘 전달되는 것을 좇아 자신을 드러내려 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 안에 흐르는 힘의 구조가 남성적 스펙터클을 표방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후로, 힘의 방향이나 형태를 바꾸는 데 더 관심을 두게 됐어요. 요즘은 다른 형태의 힘, 완료되지 않은 것, 발견되는 것으로 작업에 놓인 단어를 수정하고 있어요. 최근 몇 년간의 작업은 지연과 체류, 미세한 반복을 통해 감정을 천천히 쌓아 올리고, 그 속에서 함께 헤매기를 권유해요. 그래서 흐름, 우연, 잠재성, 움직임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길을 잃지 않도록 지도를 제시하기보다는 진동 속에서 서로를 잠시 감싸거나 지나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그 헤맴 속에서 반가이 만나고 싶어요.
Q3. 할로미늄을 입고 싶은 순간은?
A3. 저는 의상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 편이라 편안하면서도 자신만의 ‘킥’이 담긴 옷을 즐겨 입어요. 할로미늄의 옷들은 어디를 절개할지, 그 절개를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긴 디테일이 매력적이에요. 저는 그 경쾌한 리듬감에 끌려요!
Photo. Lee yun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