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손 Goyoson
Artist
Goyoson wears
Check hooded shirt / Navy
Stripe bootscut / Gray / 2 size
Q1. 할로미늄 쇼룸에서 6월 한 달 동안 진행하는 'Fedora' 전시에서 선보이는 고요손 작가님의 작품 감상할 때 주목하면 좋을 포인트 설명해 주세요.
A1. 페도라는 기존 전시 공간이 아닌 쇼룸에, 옷이 아닌 작업이 추가로 설치된다는 점만으로도 관객들이 주목할 만한 포인트가 생긴다고 생각했어요. 평소 옷을 고르고 입어보는, 일상적이고 익숙한 공간 속에 '만지면 안 될 것 같은' 작업이 놓이면, 그 자체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파생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이 공간을 운영하는 디렉터 이유미 이야기를, 이번 작업 〈유미의 옷장 속〉을 통해 조금 더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디렉터의 취향에서 파생된 올리브나 고양이 같은 요소들이 그렇다. 개인의 취향이 공적인 공간 안에서 정성스럽게 얽혀 이야기로 놓였을 때, 그리고 그 개인을 드러내는 여러 면모를 관객들이 공감하며 오래 바라봐줄 때의 쾌감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김명진, 꿈 속 도시〉는 전시를 준비하며 김명진 기획자와 나눈 여러 장의 편지에서 비롯된 작업입니다. 이 전시가 가상의 도시 ‘페도라’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나는 구체적인 시각 자료로 남겨진 도시의 이미지를 김명진 기획자가 조망할 수 있길 바랐습니다.
이처럼 쇼룸이라는 공간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는 이유미 디렉터와 김명진 기획자의 이름을 딴 두 작업은 그들을 집중해 바라보는 시도이자, 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 충돌하고 스며드는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재미있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Q2. 항상 작품에 주변 인물들의 이름이 등장하는데요, 그와 관련된 작업 방식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A2. 2024년에 진행했던 세 번째 개인전 〈곁〉에서 처음으로 인물들의 이름을 조각 명으로 짓기 시작했어요. 평소에도 꾸준히 협업을 이어가며 조각이 개인적인 영역을 넘어 공동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 왔습니다.
협업자들의 참여가 한 부분의 소스 정도로 사용되는 개념이 아닌, 온전히 그들을 드러내고 더 큰 비중을 둘 수는 없을까 고민해 왔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더 듣기 시작하면서 현재 놓여 있는 상황이나 개인적인 마음과 생각들을 조각 안에 녹여내는 시도를 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관계적으로 무관한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각이 멀게 느껴지는 대상이기보다는 ‘내 이름이 조각된다면 어떤 크기와 형태, 질감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를 상상해 보는 경험을 관객 역시 해보길 바랐습니다.
새로운 사람과 함께할수록 그들이 속한 영역과 장르를 이해하고, 공부하게 되며, 그들의 시선으로 조각을 바라보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 과정이 나에게는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Q3. 할로미늄을 입고 싶은 순간은?
A3. 자연스러워 보이고 싶으면서도, 나름 멋을 내고 싶을 때 입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매일 작업을 하다 보니 몸에 불편한 옷은 평소 자주 착용하지 않게 되는데, 할로미늄은 데일리하고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면서도 미팅이 있을 때 적당히 예의를 보여줄 수 있는 옷이라고 생각합니다.
Photo. Lee yunho